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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 개 같은 놈” 욕일까, 칭찬일까?.
개만도 못한 인간이 넘치는 세상에서 개 같은 인간이 되면 어떨까?
 
한눌 한문수 컬럼니스트 기사입력  2015/10/22 [11:51]

예기(禮記)의 곡례(曲禮下) 편에 ‘무릇 종묘에 제사할 때의 예법에 개고기를 올린다 (凡祭宗廟之禮 犬曰羹獻)’라는 문구가 있는데, 간결하게 풀이하면 ‘무릇 종묘 제사에서 개고기를 쓰는 것이 예법이다’라는 뜻이다. 

 

한자사전의 원조라는  설문(說文)에서는 ‘갱헌(羹獻)’을 ‘크고 살찐 개고기이다‘라고 설명하고 있다.  이로 미루어보면 개고기를 쓰는 것이 예법이요, 또한 개는 소, 말, 양 등과 같이 신에게 받치는 희생물이었음을 알 수 있다. 다만, 우리나라 습속(習俗)에 쓰지 않았다했으니 앞뒤 분별이 모호하다.

 

헌관(獻官)에는 초헌관(初獻官), 아헌관(亞獻官), 종헌관(終獻官)이 있고, 제사 과정에서 ‘국을 올림’을 ‘갱헌(羹獻)’이라고 한다. 그러면 왜 헌관과 국에 개 견(犬)자가 있는 '바치다, 드리다, 종묘에 개 희생을 바치다라는 의미'인 헌(獻)자를 쓰고 있는 것일까?

 

헌은 솥 권(鬳)과 개를 상형한 견(犬)과 합쳐서 된 글이다. 즉 바칠 헌자는 개를 솥에 넣어 삶는다는 의미로, 천제(天祭) 또는 종묘에 바치는 크고 살찐 개고기를 진헌(進獻)한다는 의미이다. 큰 개는 견(犬), 오(獒), 곤(猑), 황(獚) 작은 개는 구(狗)라고 부른다. 헌자(獻字)에는 헌금(獻金), 헌성(獻誠), 헌화(獻花), 헌시(獻詩), 헌공(獻供), 헌수(獻酬, 獻壽), 헌식(獻食), 헌배(獻杯), 헌혈(獻血) 등 쓰임새가 다양하다.

 

역사적 사실을 일례로 살펴보자. 일단의 영국 고고학자들이 상(商)나라 왕묘(王墓)를 발굴했더니 왕묘 입구에 다량의 견골(犬骨)과 인골(人骨)이 있음을 발견했다. 이들의 결론은 인골은 생전 왕의 호위무사들로 순장된 것이었으며, 견골은 망자의 영혼을 하늘로 인도하는 동물로 보았다. 여기에서 ‘헌‘자에 개 견(犬)자가 있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그런데 유명 요리사가 모 일간지에 개장국에 대해 "잔칫집에서는 국수, 상갓집에서는 개장국이 나오는 이유"라는 제목의 글을 실었다. "갑자기 생기는 우환, 즉 장례 같은 경우에는 빠르게 바로 준비가 가능한 개장국 같은 것을 끓여내게 된 것이다"라 했다. 그러나 이는 예기 편에서 보듯, '빠르게 바로 준비가 가능한 개장국... '이 아닌 예의 근본이다.

 

충남 서천 일부 지역과 여타 일부 지역에서 장례 때 문상객들에게 개장국을 정성껏 대접한다. 신 또는 조상님들이 먹는 음식을 함께 나누는 소통의식의 발로이다. 개장국이 결코 얼렁뚱땅 아무렇게나 만들어 지던 음식이던가? 억지와 논리의 치졸함이 보인다. 자칫 독자들로 하여금 '개장국'에 대한 오해가 있을까 걱정이 된다. 음식 관련 글을 밝힐 때는 역사적 사실들을 유념해 주면 어떨까?.

 

‘국’은 갱 이외에 탕(湯), 확(臛)자를 쓰기도 한다. 일부에서 ‘탕’을 ‘국’의 높임말이라 하나, 이는 사대(事大)에 기인한 것이다. 기원전 414년부터 118년간 존속했던 동이족의 나라인 중산국(中山國)이 국 한 그릇이 빌미가 되어 멸망한 사례에서 반면교사를 삼기도 한다. 또한 <후한서(後漢書) 동이전>과 <위지(魏志) 동이전 부여(夫餘)조> 관직명에 마가(馬加), 우가(牛加), 저가(猪加) 구가(狗加), 견사(犬使)가 나온다. 다른 가축과는 달리 개는 두 번씩이나 썼다. 


최자(崔滋 1188~1260)는 그가 쓴 보한집(補閑集)에 주인을 구하고 숨진 임실 오수(獒樹)의 의견비(義犬碑) 내력을 실었고, 조선 후기의 학자 홍직필(洪直弼, 1776~1852)은 매산집(梅山集)에 ‘선산(善山)의 의구총(義狗冢) 옆을 지나다 [過善山義狗塚]’라는 감회어린 시를 썼다. 내용은 오수의 개 이야기와 유사하다.

 

공자(孔子)도 기르던 개가 죽자 제자인 자공(子貢)에게 그 주검을 묻는데 대해 애뜻한 마음을 보인 대목이 예기(禮記) 단궁하(檀弓下) 제4장에 보인다. "仲尼之畜狗死 使子貢埋之曰 吾聞之也 敝帷不棄 爲埋馬也 敝蓋不棄 爲埋狗也 丘也貧無蓋 於其封也 亦豫之席 毋使其首陷焉"

 

황해도 강령(康翎)지방의 ‘강령탈춤’은 중요 무형문화재 제34호로 지정되어 전승해오고 있다. 여기에 개와 양반을 비꼬는 말로, “개에게도 인간 못지않은 오륜(五倫)이 있으니,

① 주인을 알아보고는 짖지 않으니(知主不吠) 군신유의(君臣有義)요,

② 털 색깔이 강아지와 어미개가 같으니(毛色相似) 부자유친(父子有親)이요,

③ 개 한 마리가 짖으면 동네 개가 모두 짖어대니(一吠衆吠) 붕우유신(朋友有信)이라.

④ 새끼를 배면 절대로 다른 숫개를 가까이 하지 않으니(孕後遠夫) 부부유별(夫婦有別)이요,

⑤ 작은 놈이 큰 놈에게 덤비지 않으니(小不大敵) 장유유서(長幼有序)라고 하여

분별없는 사람들과 비교 하고 있다.

 

희생으로써의 개와 의견(義犬)이 상충될 수도 있겠다. 그러나 어찌됐든 사람이 개만도 못해서야 되겠는가? 신(神)과 인류를 위해 한 몸을 받치는 개를 위해 옛 사람들은 북두칠성에 큰개자리인 천랑성(天狼星)를 만들어 밤하늘을 헤아리게 했으니, 이 또한 귀감이 되지 않겠는가. “에이 개 같은 놈” 과연 욕일까? 아니면 칭찬일까?

 

-한눌의 '고대사 메모' 중에서.



(편집자 주) 기고자의 글을 신문에 맞게 약간 편집했음을 알립니다. 개고기를 제물로 쓰고, 개고기를 먹는 민족은 이 세상에 우리 민족 밖에 없다. 한족들과 사양인들은 개고기를 먹지 않는다. 따라서 이런 것만 보더라도 한자는 한족이 만든 글이 아니라 우리 민족이 만든 글임을 알 수 있다.

 


위 본문의 천랑성은 '큰개자리'에서 가장 빛나는 별인 시리우스를 말하는 것이다. 천랑성은 오리온자리 좌측에 있는 큰개자리에 있는 쌍성(雙星)으로 밝은 별은 태양보다 23배 가량 더 밝고 크기도 더 크며 태양에서 8.6광년 떨어져 있는 별이다. 큰개자리에서 가장 빛나는 별을 'Sirius'라고 하는데, ‘반짝이는’ 또는 ‘이글거리는 듯한’이라는 뜻의 그리스어에서 유래했다고 한다.

<고구리사초략>의 미천태왕 탄생 기록에도 천왕성이 등장한다. "서천태왕 9년(278) 무술 봄 정월, 태왕이 후・비들과 함께 밤에 연회를 하던 중에, 청천벽력과 같은 소리가 나면서 작은 개 모양의 불빛이 돌고(咄固)태자의 침전으로 날아들었다. 천문을 관장하는 태사(太史) 우선이 이를 보고는 '천랑성(天狼星)이 궁중으로 떨어졌으니, 반드시 귀한 사람이 태어날 것입니다.'라고 아뢰었다. 이해 10월 을씨가 을불(乙弗)을 낳으니 오색구름이 궁궐을 감싸고 향기가 그윽했다. 을불은 기골이 장대하고 풍성한 우량아로 태어났으며, 기이한 영웅호걸처럼 뛰어나 많은 사람들이 칭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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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5/10/22 [11:51]  최종편집: ⓒ greatcorea.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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