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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국사>의 '텡기즈 콘'은 진국공 대야발 (5부)
<집사>에 기록된 키야트는 클(乞)씨 = 대(大)씨
 
전원철 변호사 법학박사 고대사연구가 기사입력  2017/07/18 [13:11]

3. ‘키야트()’ , ()’씨라는 뜻

 

그렇다면 집사에 나오는 키얀의 후손 종족의 이름인 키야트(사국사키요트’)’는 무슨 의미인가? 

 

이 키요트씨는 1008년에 편수된 송본광운(宋本廣韻)을 참조하면, 놀랍게도 바로 ()’씨의 옛 소리(8~9세기경 한자음)이다. 이 자전은 이 한자를 ()-()” 반절(反切), 곧 우리말 소리로 이라고 해두고 있고, 당시 남방 송인들의 소리로는 이를 라틴 문자로 표기하면 ‘khiot/qiot’로 기록했는데, 이 둘째 소리는집사등이 말하는 키야트소리와 정확히 일치한다.

 

그렇다면 키요트는 단지 우리말로 소리를 냈는가 당시의 남방송인들의 소리로 내었는가의 차이만이 있을 뿐이고 둘은 사실은 같은 ()’의 소리이다. 그런데 발해를 세운 대조영의 아버지 이름은 걸걸중상(乞乞仲象 또는 乞乞仲相)으로 아버지 때의 성씨는 ()’ 씨였는데, 아들 대조영은 그 성을 고쳐 자신의 성을 ()” 씨라고 썼다.

 

이것을 보면 원래 대조영의 아버지와 그 선조 때의 성씨인 ()’ 씨는 고구려-말갈어, 곧 우리 말 크다라는 말의 ()’씨를 원래의 한자의 뜻은 버리고 그 한자의 소리만을 빌려서 우리말 소리를 적는 표기방식인 고구려-발해식 이두(吏讀)로 적은 것이다. 아들 대조영은 원래의 자기 가문의 ()’ 성씨를 같은 의 한자말로 바꾸어 ()’ 씨로 쓴 것이다.

 

, ()’ 씨 성씨를 한자의 뜻을 살려서 한자를 쓰되, 그 한자의 우리 말 뜻으로 그 한자를 읽는 표기방식인 고구려-말갈식 향찰로 쓰면 설사 ()’ 씨라고 썼더라도 고구려-말갈어 구어로는 (=)’로 읽었던 것으로 추정되어 그 성씨는 여전히 ()” 씨였음을 말한다. 결국 키얀의 후손인 키야트씨족의 명칭은 걸씨(乞氏)’, 클씨(大氏)’에서 비롯된 것이다. 그렇다면 키얀의 성씨도 키요트, 걸씨’, 달리 클씨라는 이야기이다.

 

라시드의 집사에 의하면, 몽골어에서 키얀(Qiyan, Kiyan)’산 위에서 땅 아래로 흘러내리는 가파르고 빠르며 거센 격류를 말한다고 한다. 그런데 막상 오늘날 우리가 그렇게 부르는 몽골어에는 그런 뜻을 가진 키얀이라는 말 소리는 전혀없다. 그렇다면 라시드가 말한 몽골어라는 말은 오늘날 우리가 생각하는 그런 몽골어가 아니라, 3의 언어인데, 그것은 알고 보면 바로 고구려-말갈어가 자주 채용하여 쓴 한자 낱말 ()”의 옛소리이다. 이 고구려-말갈식 ()”자는 ‘[세차게 흐르는] 산골 물 간()’이다.

 

이 말은 라시드가 몽골어에서 키얀(Qiyan, Kiyan)’산 위에서 땅 아래로 흘러내리는 가파르고 빠르며 거센 격류를 말한다고 한다고 한 말과 정확히 일치한다. 결국 성씨를 붙여서 그 키얀이라는 이름을 한자로 표기하면 그것은 -(-)’ 혹은 -(-)’이라는 성명이다. 

 

그렇다면 다음으로사국사에서 카욘과 함께 아르카나 콘으로 피신했다고 한 엘 콘(일 한)의 양자 누쿠즈’, 곧  집사가 말하는 네쿠즈(Nequz)’ 투르크의 계보등이 말하는 니쿠즈(Nikuz)’)는 누구일까?

 

놀랍게도 그는 발해 제2대 왕 대무예(大武藝)의 맏아들 도리행(都利幸)의 아들인 님금이다.

 

사국사에서는 누쿠즈의 가계에서 생긴 씨족을 다를라킨(Darlakin)’이라고 했다. ‘다를라킨은 곧 무왕(武王) 대무예의 맏아들 도리행을 의미한다. 송본광운등을 참조하면 도리행8~9세기경 한자음은 도리캉이다. 한자 (, )’으로도 읽는데(‘行列의 경우), ‘8~9세기경의 발음은 (khang)’이었다.

 

몽골/퉁구스어나 북방 중국어에는 발음을 하면서 ‘r()’ 발음을 집어넣은 경우가 있는데, 이를 어중삽입(語中揷入) 소리라고 한다. 도리캉에 ‘r()’ 소리가 들어가면 도리--이 되는데, ‘다를라킨은 여기서 나온 말이다. ‘누쿠즈(니쿠즈/네쿠즈)’의 후손 씨족을 다를라킨이라고 일컬은 것은, 네쿠즈의 아버지인 도리행의 후예라는 의미이다. 

 

이 사실을 뒷받침해 주는 것이 16세기에 나온 시바니의 서()(Shibani-name)라는 책이다. 이 사서는 샤이바니 왕가(Shaybanids)가 타타르어로 자기 선조의 계보를 기술한 것이다. 샤이바니 왕가는 칭기즈 칸의 장자(長子) 주치의 후손들을 일컫는다. 이 책에서는 네쿠즈를 데르리긴 한(Derligin Han)의 아들이라고 기록하고 있다. ‘데르리긴 한은 곧 다를라킨 한이다(‘은 같은 의미이다). 

 

집사를 보면 〈…링쿰(lıngqum)’이란 말은 키타이어로 대아미르를 뜻한다. 그러나 몽골의 평민들은 링쿰이란 말의 뜻을 이해할 수 없어…〉 운운하면서 오직 몽골의 황가 성원과 귀족들만이 그 말뜻을 알았다는 기록이 나온다. ‘아미르(Amir)’는 사령관·총독이라는 의미로 이슬람 세계에서 왕족이나 귀족을 부를 때 사용하는 말이다. ‘에미르(Emir)’라고도 하는데, 아랍에미리트연방(UAE)에미리트에미르(아미르)가 다스리는 땅이라는 의미다.

 

여기서 보듯 바로 키타이어 링쿰군주(임금)’라는 의미다. 키타이는 원래 거란을 의미했지만, 원나라 때는 양자 강 이북 지역을 의미했다. 오늘날 서양에서 중국을 지칭하는 캐세이(Cathay)’라는 말이 키타이에서 나왔다. 마르코 폴로(Marco Polo)몽골인들은 북방 한인(漢人)’ 지역을 키타이(契丹)’라고 하고, 오늘날 양쯔강 이남의 남방 한족(漢族)’ 지역을 낭기아드’, 남인(南人) 지역이라고 했다고 기록했다. 

 

원나라 때 키타이에는 거란은 물론, 고려, 여진, 발해가 포함된다. 따라서 집사에서 키타이어라고 한 것은 거란말일 수도 있지만, 고려, 여진, 발해어일 수도 있다. 엘 콘의 양자 네쿠즈는 바로 발해 무왕(대무예)의 맏아들 도리행(데르리긴 한)의 아들이다. 그는 사국사에는 기록되었으나, 동방사서와 족보에는 기록되지 않은 님금이다. 그의 이름이 바로 페르시아어로 링쿰으로 기록된 것이다.

 

▲ 미국 하바드대 도서관에 소장되어 있는 <사국사>는 티무르제국의 황제 미르조 울룩벡이 저술한 사서     © 

 

 

4. “텡기즈 콘진국공대야발

 

그러면 사국사가 일 한(엘 콘)의 아버지라고 하는 텡기즈 콘(Tengizkhon)은 누구인가?

텡기즈 콘은 대조영의 칭호였던 진국왕이라는 의미다. 송본광운에 따르면 震國王의 옛 한자음은 팅궤트 칸이다. 이것이 팅기즈 칸/텡기즈 콘으로 바뀐 것이다. 즉위 전의 대조영이나 그의 아버지 걸걸중상은 진국왕과 유사한 진국공이라는 칭호도 썼다.

 

사국사는 일 한(엘 콘, 일하)의 아버지가 텡기즈 콘이라고 했다. 그렇다면 텡기즈 콘은 진국왕(진국공)’이라는 칭호를 사용했던 대조영이나 그의 아버지 걸걸중상이어야만 한다.

 

하지만 발표자는 텡기즈 콘은 대조영의 동생 대야발임을 발견했다. ‘동방사서(중국 등 동아시아의 역사서)’는 대야발을 발해 반안군왕(盤安郡王)으로 기록하고 있다. 그러나 <사국사> 등 중앙아시아나 서아시아의 사서들이 팅기즈 칸이라고 하는 인물은 <.구당서> 등과 대씨대동보를 통해 보면 분명히 대조영 가문의 계보상 대야발이다.

 

▲ 각종 사서에 기록된 이름을 설명한 도표                                                                   © 편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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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7/07/18 [13:11]  최종편집: ⓒ greatcorea.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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