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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이이제이의 희생양 돌궐의 내분 (4부)
중국 분열시 돌궐에게 머리 숙이고, 돌궐 분열시 중국에 신속
 
성헌식 컬럼니스트 기사입력  2018/02/25 [22:27]

 G20 정상회의에 앞서 열린 한중 정상회담에서 시진핑 주석은 사드경제보복을 철회해달라는 문재인 대통령의 요청을 거부하면서, 오히려 사드배치를 철회하라고 강하게 압박하고 나섰다. 또한 북한에 영향력이 큰 중국이 대북제재에 적극 나서달라는 문대통령의 주문에 대해서는 중국과 북한은 혈맹관계라고 하면서 대북제재에 동참하지 않겠다는 선을 분명히 그었다.

 

도대체 중국과 북한은 어떤 관계였기에 시 주석이 혈맹(血盟)이란 용어까지 썼는지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대부분의 우리 국민들은 6.25전쟁 때 중공군이 참전했기 때문인 것으로만 알고 있을 뿐이다. 그렇다면 당시 중공군은 왜 자기네 내전도 아닌 남의 나라 전쟁에 참전해 14만 명 가까운 군인이 죽어갔을까라는 의문에 대한 답은 과연 무엇일까?

 

위기에 처한 이웃나라를 인도적 차원에서 도와주기 위해서였을까? 그 사연은 다음과 같다. 장개석의 국민당과 모택동의 공산당은 서로 치열하게 내전을 벌이던 중 일제가 침략해오자 같이 먼저 중국부터 지키자는 명분으로 국공합작을 했다. 1945년 일제가 패망하자 국공합작이 무너지고 다시금 내전이 시작되었다. 미국의 지원을 받는 국민당 군에 비해 병력과 무기가 열세였던 모택동 군은 거의 막다른 골목에까지 몰렸다.

 

1946년 모택동은 북한의 김일성에게 지원을 요청했다. 국민당의 보복을 각오한 김일성은 일제로부터 압수한 소총 10만정을 모택동에게 제공하고 만주의 조선족을 인민해방군으로 참전시켰다. 이후 사기가 오른 공산당 군대는 인민들의 지지로 승승장구해 국민당을 대만으로 쫓아내고 내전에서 승리해 지금의 중국을 통치하게 되었다. 이와 같은 이유로 모택동은 김일성을 평생 은인으로 예우했다.

 

▲ 모택동과 김일성의 1975년 마지막 만남                                                                                 ⓒ 편집부

 

 

625일 김일성이 기습·남침해 낙동강까지 밀고 내려갔다가, 915일 시작된 맥아더 장군의 인천상륙작전에 의해 허리가 끊겨 후퇴를 거듭해 압록강까지 밀리게 되었다. 이번에는 상황이 급박해진 김일성이 모택동에게 지원을 요청해 1025일에 인민해방군이 대거 참전하게 되었다. 이후 중공군은 공식집계 사망 136,000+ 부상 208,000명으로, UN군 살상수치의 2배가 넘는다.

 

이렇게 피로 맺어진 중국과 북한의 관계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에게로 그대로 이어졌고, 김 위원장은 중국에게 철저하게 의리를 지켰다. 뒤를 이은 김정은이 친중파 장성택을 처형함으로써 중국과 다소 소원한 관계에 있으나, 이처럼 오랫동안 북·중간의 혈맹관계를 잘 알고 있는 시진핑으로서는 북한정권에게 취할 수 있는 제재란 극히 제한적일 수밖에 없을 것이다.

 

G20 정상회의 전 열린 미·중 정상회담에서 시진핑 주석은 미국이 한국에 사드체계를 배치하는데 대해 중국은 반대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밝혔으며, 여기에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에 대해 중국이 뭔가 조치를 취해줘야 한다.”며 대북 추가제재의 필요성을 촉구했다고 한다. 문제는 서로 타협되지도 않을 사안을 두고 말로만 핑퐁 치고 있는 격이라 할 수 있다.

 

그런데 문제는 우리 입장으로서는 참으로 난감한 형국이 아닐 수 없다. 미국은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을 무력화시키기 위해 한국에 사드배치를 밀어붙이고 있고, 중국은 경제보복까지 해가며 한·중 관계에 장애물(사드)을 치우라고 강력하게 촉구하고 있다. G2라는 두 강대국 사이에 끼여 있는 약소국인 우리로서는 어떠한 해법이 없을까?

 

▲ 힘이 약한 한국은 以夷制夷로 두 강자 사이에서 줄타기를 잘해야 한다                                                    ⓒ 편집부

 

 

아마도 고대 중국이 즐겨 쓰던 이이제이(以夷制夷)에 그 해법이 있지 않을까 생각된다. 이이제이란 오랑캐로 오랑캐를 막는다는 뜻이다. 사방이 이족(夷族)으로 둘러싸여 있던 약소국 고대 중국 입장에서는 주변의 어떤 이족이라도 쳐들어오면 자력으로 막을 힘이 없다보니, 다른 이족을 끌어다가 막았다는데서 유래한 용어이다.

 

지금의 우리 입장에서는 사드에 관련된 두 당사국인 미국과 중국, 거기에 주변의 일본과 러시아까지 최대한 동원해야 할 것이다. 우리로서는 당사국인 미국과 중국이 합의해 결정하라고 떠넘기면서, 합의가 없으면 앞으로 어떠한 진행도 할 수 없다면서 버티는 게 가장 최선일 것이다. 즉 중국이 치면 미국으로 막고, 미국이 치면 중국으로 막는 것이다.

 

중국 以夷制夷의 희생양 돌궐

 

몽골에서부터 중앙아시아에 걸쳐 광대한 세력권을 형성했던 흉노의 후손 돌궐(突闕)에서는 동족 간에 왕위를 둘러싸고 늘 싸움이 끊이지 않았다. 중국을 통일한 수나라는 이 점을 이용해 교묘한 이간책으로 돌궐을 서돌궐과 동돌궐로 나눠지게 했다. 결국 동돌궐은 내분으로 인해 수나라에게 신속하는 군신관계를 맺는다. 서쪽 배후가 든든해진 수나라가 동쪽 고구리를 3번이나 무모하게 침략했다가 참패해 결국은 수나라가 망하고 당나라가 들어서게 된다.

 

그러던 중 동·서 돌궐은 철륵을 통제하게 되면서부터 모두가 다시 강대해지게 된다. 동돌궐은 세 명 가한의 치세를 거치면서 다시 예전의 세력을 회복해 막강한 군사력을 보유하게 되었다. 10만 기병으로 장안까지 침공한 힐리 가한의 완력에 눌린 당태종이 신하로서 복종해 양국 간에는 군신관계가 성립되었다.

 

중국이 분열되면 중국은 돌궐에게 머리를 숙이고, 돌궐이 분열되면 돌궐이 중국에 신속되는 관계였다. 문제는 돌궐의 우위가 오래 못 갔다는 점인데, 이는 돌궐은 내부결속력이 약해 늘 내분의 가능성을 안고 있었고, 이러한 돌궐의 사정을 잘 알고 있던 중국은 이이제이 정책으로 돌궐의 분열을 부추겼기 때문이다.

 

얼마 후 동돌궐에서 힐리 가한과 조카 사이에 내분이 일어나고 자연재해로 경제상황까지 악화되자, 당태종은 이 기회를 놓치지 않고 이정에게 10만 병사를 주어 동돌궐을 공격하니 힐리 가한이 나라를 들어 내부(內附)하겠다며 투항했다. 이정은 혼란에 빠진 동돌궐을 멸망시키고 힐리가한을 생포해 포로 10만과 함께 귀환했다. 이로써 630년 동돌궐이 멸망했다.

 

▲ 당나라 당시 우리 삼국과 동·서 돌궐과 토번·티베트 세력도     ⓒ 편집부

 

 

서돌궐의 가한들은 동쪽 철륵을 통제한 후 서방의 페르시아·쿠샨 등을 정벌하고 투르키스탄을 장악했다. 서돌궐은 실크로드 중간에 위치하고 있어 각국 상인의 왕래가 끊이지 않았고, 동서 문화와 경제교류에 많은 영향을 미쳤다. 657년에 서돌궐을 격파하고 중국과 서역을 연결하는 교역로를 장악한 당나라는 경제적 풍요와 문화적 다양성을 누리게 되었다. 비록 잠시였지만 중국 역사상 가장 넓은 영토를 장악했던 당나라는 각 지역에 도독부, 도호부, 주 등을 설치했으나 오래가지 못했다. 이것이 바로 시진핑이 착각하고 있는 大唐盛世인 것이다.

 

7세기말 서돌궐에서는 돌기시가 독립했고, 동돌궐에서는 일테리시 가한(골출록)이 당나라에게 반기를 들고 돌궐을 다시 일으켜 세우는데 이를 후돌궐(後突闕)이라고 부른다. 뒤를 이어 그의 동생 묵철이 카파간 가한이 된 이후 세력이 더욱 커져 거란, 키르키스, 탕구트를 정벌하고 돌기시까지 격파해 영토가 동서로 1만여 리, 병력이 40만 명에 이르렀다고 한다.

 

그러나 716년 카파간 가한이 반란을 일으킨 철륵을 토벌하러 갔다가 전사한 뒤 가한의 지위를 둘러싸고 내분이 있었으나, 결국 골출록의 아들이 자신의 형을 빌게 가한으로 세워 스스로 군권을 장악하고는 인망이 두텁던 고문을 맞아들여 부족 간에 안정을 꽤했다. 빌게 가한은 주변의 여러 부족들을 통합하는데 힘을 기울였으나, 734년에 독살된 후 내분이 일어나 여러 부족들이 독립하게 됨으로써 후돌궐은 결국 멸망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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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8/02/25 [22:27]  최종편집: ⓒ greatcorea.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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