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구리.대진 >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로 보내기 글자 크게 글자 작게
현재 일본 왕실의 시조는 과연 누구일까? (1부)
일본 최초의 고대국가를 세운 응신은 백제인
 
성헌식 컬럼니스트 기사입력  2018/03/04 [19:36]

 

호태왕 비문의 6년(396) 병신년 기사의 올바른 해석은 무척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일제는 병신년 기사의 첫 문구만 따로 떼어내어 신묘년 기사라는 허구의 임나일본부설을 조작해 조선침략의 정당성과 정한론의 근거로 삼았고, 1982년에 베스트셀러 ‘비류백제와 일본의 국가기원’을 출간한 김성호 박사는 자신의 비류백제설을 입증하는 기록으로도 사용했다.

 

먼저 김성호 박사의 주장을 간단히 정리하면, ① 고대에 고구려·신라·(온조)백제 외에 잘 알려지지 않은 '제4의 왕조'인 (비류)백제가 존재했다 ② 도읍은 공주였고 한반도 서남부를 지배했고, 지방통치체제로 담로제를 시행한 해상강국으로 전성기에는 요서와 일본열도에도 진출했다 ③ 400년 넘게 존속되다가 396년 광개토태왕의 남쪽 정벌로 인해 멸망했다 ④ 그러나 중심세력이 왜로 건너가 야마토(大和)정권을 세웠으니 현 일본왕가의 시조이다.

 

▲    

 

김성호 박사는 위 ③을 입증하는 역사적 자료가 바로 호태왕 비문 병신년 기사의 “以六年丙申 王躬率水軍討利殘國 (6년 병신년에 왕이 몸소 수군을 거느리고 리잔국을 토벌했다)”라는 문구라면서, 이 리잔국(利殘國)이 바로 비류백제이고 비문에 등장하는 백잔은 온조백제로 둘은 나라이름에 돌림자 殘을 같이 썼던 피를 나눈 형제라는 이상한 주장이었다.

 

그 근거는 영락 6년에 공파된 성들 중 ‘□발성(□拔城)’을 ‘거발성(居拔城)’으로 보아 비류가 말년에 도읍했던 웅진(熊津)성의 별칭이라는 것이다. 『일본서기』에는 ‘久麻那利(구마나리)’라고 하는데 이는 “곰나루=熊津”에서 유래된 것이고, 리잔국의 利는 ‘久麻那利’에서 차용되었다는 주장이다. 그러면서 자신의 이론을 합리화시키기 위해 비문에 새겨진 많은 성들의 지명이 충남에 있는 것으로 비정했다.

 

일본의 회여록(會餘錄), 중국인 영희 조봉과 김육불 뿐만 아니라, 한국의 조소앙, 김택영, 박시형 등도 ‘利’로 보았다. 그런데 문제는 김성호 박사가 인용한 ‘利’를 다르게 보는 학자들이 상당히 많다는 사실이다. 미즈다니(水谷悌二郞)와 서영수는 ‘滅’로 읽어 討滅殘國(잔국을 토벌해 멸했다)이라고 해석했고, 이마니시 류(今西龍)는 ‘科’로, 증보문헌비고에는 ‘任’으로 되어있다.

 

▲ 김성호 선생 책에 그려진 리잔국(비류백제)의 도읍 거발성(웅진),     © 편집부

 

▲ 왕건군의 탁본에는 討伐殘國이다     © 편집부

또한 중국인 왕건군 외에 이덕수, 이유립, 서영수, 이형구, 광개토광장 등은 가 아니라 자로 보아 討利殘國討伐殘國(잔국을 토벌했다)고 해석했는데, 이 해석이 앞뒤 문장의 내용으로 보았을 때 가장 적합하다고 생각된다. 그리고 설사 討利殘國이 맞더라도 리잔국을 토벌했다라고 해석할 것이 아니라, ‘()잔국을 토벌해 이겼다로 해석해야 뒤에 이어지는 비문의 내용과 일치하지 않겠는가?

 

호태왕 비문의 병신년 기사를 올바르게 해석하면, 김성호 박사의 비류백제설은 그야말로 가설일 뿐 그 실체가 없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리잔국은 비문에 딱 1번 나오고, 호태왕에게 영원한 종이 되겠다며 항복한 주체도 百殘 또는 그냥 이다. 게다가 한··일 어디에도 비류백제 또는 리잔국을 기록해놓은 사서가 단 하나도 없지 않은가!

 

 게다가 비문에 새겨진 호태왕이 공격한 많은 성들은 절대로 한반도일 수가 없다. 왜냐하면 그 성들 중에 위치가 정확하게 밝혀진 신성(新城)과 남소성(南蘇城)이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김성호 박사가 호태왕이 공격한 58성을 충남 일대로 비정한 것은 아무런 근거 없는 자신만의 지명비정이었다고 하겠다. 인터넷이 없던 당시로서는 정보부재로 아마 그렇게 비정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지금도 식민사학자들은 반도사관에 입각해 한반도로 비정하고 있으니 말이다.

 

▲ 역사학자도 아닌 김성호 박사는 자신의 책에서 일본의 사학자 사까이가 비정한 지명을 비교해가며 상당수 임의대로 충남으로 고쳤다     © 편집부

 

 

응신 이후 일본왕가의 대부분은 백제인

 

그러나 김성호 박사가 주장했던 일본왕가는 백제 출신이라는 주장은 상당히 설득력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김성호 박사는 일본서기15대 일왕으로 기록되어 있는 응신(應神)이 바로 비류백제의 마지막 왕이라고 하면서, 호태왕에게 기습공격을 받아 비록 나라를 잃기는 했으나 왜로 망명해 마침내 일본 최초의 고대국가인 야마토 왜(大和倭)를 세웠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일본서기>에 화려한 수사구어를 가진 일왕들의 명칭이 15대 응신조에 와서 간단해진 이유는 왕조교체가 있었기 때문이라고 학자들은 설명하고 있다. 건국자 또는 정복자의 의미인 神자가 사용된 왕은 1대 신무(神武)왕, 10대 숭신(崇神)왕과 신공(神功)왕후, 15대 응신(應神)왕 이렇게 네 명뿐이다. 응신의 일본식 이름은 호무다(譽田)이고, <신찬성씨록>에는 진(眞) 또는 眞人의 시조로 기록되어 있다. 

 

중국의 <남사>와 <양서> 왜전에 “진나라 안제 때 왜왕 찬이 있었고, 찬이 죽자 동생 미가 섰고, 미가 죽자 아들 제가 섰고, 제가 죽자 아들 여가 섰고, 여가 죽자 동생 무가 섰다.(晋安帝時有倭王讚, 讚死立弟彌, 彌死立子濟, 濟死立子與, 與死立弟武)”라는 기록이 있다. 진나라 안제의 재위기간은 396년~418년이기 때문에, 여기서의 왜왕 찬은 응신을 말하고 맨 마지막의 武는 무녕왕을 의미한다.

 

<일본서기 신대 하>의 ‘제11단 신황승운’에는 신무왕의 어릴 때 이름이 협야(狹野)라고 기록되어 있다. 狹野의 발음은 ‘사노’로 바로 찬(讚)의 음인 ‘산’에서 온 것이고, 이 讚을 훈독하면 응신의 일본식 이름인 호무다(譽田)의 ‘호무(譽)’와 일치한다. 즉 왜왕 讚을 음으로 읽으면 1대 신무왕의 ‘사노’가 되고, 훈으로 읽으면 호무다의 호무 즉 응신이 되는 것이다. 따라서 <일본서기>의 1대 신무왕 = 15대 응신왕이라는 결론이다.

 

또한 김성호 박사는 應神의 발음이 오오진이고, 왜에 문물을 전한 백제의 王仁의 발음 역시 오오진이라고 지적했다. 그래서 응신과 왕인을 동일인물로 보는 사람들도 있으나, <일본서기>에 “응신 16년 봄 2월 왕인이 왔다. 태자가 스승으로 하여 여러 서적을 왕인에게서 배워 통달하지 못한 것이 없었다. 이 해 백제 아화(아신)왕이 죽었다.”라고 기록이 있어 동일인물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 현재의 일본왕실. 이들의 시조는 과연 누구일까?     © 편집부

 

<상계서>에 따르면 숭신왕은 담담허존이고 신공왕후 120년은 공백기이기 때문에, 응신왕이 곧 시조 신무왕이라고 할 정도로 왜의 역사는 아주 짧다고 할 수 있다. 결국 <일본서기>에 기록된 응신 이전의 14명의 왕들은 허구의 왕이던가, 아니면 고대국가 이전의 부족장 정도였기 때문에 <일본서기>는 자기네 역사를 길게 만들기 위해 고무줄처럼 늘린 것으로 보아야 한다.

 

일례로 14대 중애왕의 신공왕후가 섭정해 69100세에 죽자 태자 응신이 즉위했다고 기록되어 있는데, 신공왕후의 섭정 3년에 태자가 된 응신이 왕후가 죽자 70세에 등극해 40년간 재위하다가 110세에 죽었다고 기록되어 있다. 그렇다면 응신은 66년간을 태자 신분으로만 있었고, 신공왕후는 아들이 70살이 되도록 섭정을 했다는 말인데 이를 그대로 믿기는 사실상 어렵다.

 

백제가 조국인 응신은 아신왕이 죽는 405년에 왜 땅에서 독자적으로 나라를 세우는데 이것이 바로 일본 최초의 고대국가인 야마토왜(大和倭)인 것이다. 즉 일본의 역사는 바로 백제왕족인 응신으로부터 시작되었고, 이후 계속 백제왕족과 그 후손이 왕위에 오르면서 오늘날까지 내려온 것이다. <부상략기>에는 응신이 왜왕 최초로 백제조복을 입었으며 그 후 대대로 왜왕들이 입었고, 33대 스이코여왕 등극 때에는 참여한 만조백관 모두가 백제 옷을 입었다고 전해진다

트위터 미투데이 페이스북 요즘 공감
기사입력: 2018/03/04 [19:36]  최종편집: ⓒ greatcorea.kr
 
이 기사에 대한 독자의견 의견쓰기 전체의견보기
기사 내용과 관련이 없는 글, 욕설을 사용하는 등 타인의 명예를 훼손하는 글은 관리자에 의해 예고없이 임의 삭제될 수 있으므로 주의하시기 바랍니다.
닉네임 패스워드 도배방지 숫자 입력
제 목
내 용
최근 인기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