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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의 대당성세 복원은 역사에 대한 무지의 소치 (6부)
자신이 쓴 ‘위징 묘비명’을 부셔버린 당태종
 
성헌식 컬럼니스트 기사입력  2018/03/31 [16:57]

 중국은 경제영토 확장사업인 일대일로(一帶一路) 프로젝트를 위해 세계 18곳에서 1,430억 달러(약 161조 원) 규모의 고속철도공사를 진행 중이거나 계획하고 있다. 이는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미국에 의한 유럽의 경제부흥정책이었던 ‘마셜플랜’의 현재 가치인 1,300억 달러를 상회하고 있어 ‘중국판 마셜플랜’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이다.

 

하지만 실제로는 2014년 완공된 터키 구간 외에는 공사가 막 시작됐거나 아예 공사를 시작하지 못한 곳이 많다. 그 이유는 주변국들과의 win-win을 표방하고 있는 일대일로가 실제로는 주변국들의 실질적인 이익은 고려하지 않은 채 중국의 욕심만을 채우려 하고 있으며, 5,600억 달러에 이르는 중국철도공사의 천문학적 부채도 큰 문제로 대두되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은 일대일로라는 가명을 쓰고 경제투자를 가장해 해외에서 군사패권의 확대를 추진하고 있는 중이다. 작년에 201억 달러(약 23조 원)를 들여 해외 항구 9곳을 사들여 중국에서 북극해를 거쳐 유럽으로 가는 북극항로 개척을 본격화했고, 최근 아프리카 북동부에 있는 작은 나라인 지부티에서 첫 해외 군사기지 운용을 시작했다.

 

그러나 겉으로는 주변국들의 이익을 먼저 고려하는 경제투자를 한다 해놓고 실제로는 중국의 이익만을 추구하려고 하는 일대일로와 이러한 중국의 일방적 행태에 이해관계가 충돌하는 주변국과의 갈등이 날로 악화되고 있다. 중국은 패권주의 영토 확장을 위한 마구잡이식 투자보다는 주변국들과의 상호협력을 우선시해야 일대일로 사업이 지속될 수 있을 것이다. 대당성세(大唐盛世)의 부활을 위한 일대일로 프로젝트는 허장성세(虛張聲勢)로 끝날 가능성이 크다.

 

▲ 육지와 바다에서 진행되는 중국의 공격적인 세력 확장     ©편집부

 

부서진 위징의 묘비명

 

태자 폐립이 일단락되던 643년에, 당태종의 치세를 유난히도 찬란하게 빛나게 했던 위징이 64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위징이 죽기 직전 당 태종은 그의 장남 위숙옥(叔玉)에게 자신의 딸 형산공주를 시집보내겠다고 약속했고, 위징이 죽자 5일간 조회를 열지 않았으며 무덤에 세울 묘비명을 친히 쓰기도 했다.

 

그러나 생전에 위징이 자신에게 올렸던 간언서를 사관에게도 보여주었다는 사실을 알고부터는  당태종은 위징이 명성을 얻기 위해 그랬던 것으로 의심해 그와의 모든 약속을 파기했다. 형산공주를 위숙옥이 아닌 장손의에게 시집보냈을 뿐 아니라, 자신이 직접 쓴 위징의 묘비명까지 부숴버리라고 명했다. 또한 생전에 위징이 재상의 재목이라면서 천거했던 두정륜을 쫓아내고 후군집을 모반죄로 처형해버렸다. 두 사람이 위징과 사사로이 파당을 맺었다고 의심해서였다.

 

그러나 이후 645년 당 태종 이세민은 요동정벌에 실패하고 돌아오면서 “만약 위징이 있었더라면 나로 하여금 이 원정을 하게 아니하였을 것이다(魏征若在,不使我有是行也).”라고 탄식하며 사자를 먼저 보내 자신이 부숴버렸던 위징의 묘비를 다시 세우게 했다. 천하의 당태종을 그토록 후회하게 만들었던 요동정벌이란 과연 무엇이었을까?

 

▲ 당태종의 소릉에 배장된 위징의 묘비명     © 편집부

 

수나라 병사들의 해골로 만든 경관

 

수양제의 3차례 침략을 물리쳐 수나라를 망하게 했던 고구리 영양태왕이 618년 붕어하고 이복동생 건무(建武)가 즉위하니 이가 바로 당나라와의 전쟁을 피하기 위해 화친정책을 폈던 영류(榮留)왕이다. 당고조 이연의 요청에 의해 고구리에 잡혀 있던 수많은 수나라 병사들을 모두 돌려보냈고, 당나라로부터 도교를 받아들여 노자를 국민들에게 강의하게 하고 왕도 직접 청강했으며, 심지어는 당나라에게 산천지도까지 상세하게 그려 바친다. 

 

631년 당 태종은 고구리에 사람들을 보내 수나라 병사들의 해골을 묻고 위령제를 지냈으며 전승기념물인 경관(京觀)까지 제멋대로 헐어버린다. 그런대도 고구리 조정에서는 말 한마디 못했으니, 당나라와 평화를 지키기 위한 것까지는 좋으나 너무나도 굴욕적이라 할 것이다. 결국 영류왕은 주전파(主戰派) 연개소문의 쿠데타에 의해 축출되어 죽임을 당하고 만다.

 

수나라에게 대승을 거둔 것을 기념하기 위해 세운 경관은 과연 어디 있었을까? 단재 신채호선생은 <조선상고사>에서 “요동성도 함락시키지 못한 채 고구려로 들어온 수나라는 각지의 성들을 공격했으나 하나도 함락시키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4~5개월간 고구려 병사들의 화살에 맞아 죽은 수나라 병사들의 시체가 산을 이룬다. 양식을 얻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우문술 등이 패하여 돌아오자 더욱 전의를 상실하게 된다. 이에 수 양제는 최후의 요행을 바라며 모든 병사들을 오열홀(烏列忽) 아래 집합시켰으나 을지문덕이 이를 깨뜨려 사람과 말을 수없이 죽이고 노획한 물건이 산처럼 쌓였다.

 

고구려는 이러한 승전을 기념하기 위해 경관을 세웠다. 뒤에 고구려가 망하매 당나라 장수 설인귀(薛仁貴)가 경관을 헐고 백탑(白塔)을 세웠는데, 사람들은 이를 당태종이 안시성을 침공할 때 당나라 장수 울지경덕이 세운 것이라 하나 이는 잘못 전해진 말로, 수서(隋書)에서 우문술의 살수에서의 대패는 기록하면서도 수양제의 오열홀에서의 참패를 기록하지 않은 것은 높은 이의 수치를 숨기기 위한 춘추필법(春秋筆法)이다.”라고 기술했다. 
                 

▲ 고구려의 대승을 기념한 경관 대신에 안시성 앞에 세워진 백탑                                                        © 편집부

 

단재 신채호선생이 말한 오열홀(烏列忽)은 바로 안시성을 말하는 것이다. 오열흘 전투는 30만 명을 몰살시킨 살수대첩보다 더 큰 승리였기에 그 앞에 전승기념물인 경관을 세우지 않았겠는가! 나중에 경관을 허문 자리에 설인귀가 세웠다는 백탑이 산서성 남부 신강현에 있는 안시성 앞에서 발견되었다. 따라서 오열홀에서의 수양제의 참패는 역사적 사실임이 입증된 것이다.
       
‘당태종 요동정벌의 자초지종과 실패원인’이라는 논문은 경관에 대해 “수나라는 세 번이나 고구려와의 전쟁에서 실패했다. 고구려는 전쟁에서 죽은 수나라 병사들의 뼈로 경관을 만들었다. 고대 전쟁에서 승자는 자신들의 무공을 자랑하기 위하여 적의 머리를 모아 봉토로 만든 무덤을 경관이라 부른다. 찬바람이 불어오면 위의 얇은 흙이 날리면서 해골이 드러나게 된다. 몇 십만 병사들의 영혼의 고함소리가 이 땅에서 끊이지 않는다.”고 설명하고 있다.

 

당시 수나라 백성들에게 유행했던  막향요동랑사가(莫向遼東浪死歌)를 소개한다. <자치통감>에 이 노래의 내용은 나와있지는 않으나 그 제목이 기록되어 있는 것으로 보아 실제 수나라 백성들 사이에서 불려졌던 노래였음이 분명하다 하겠다.


嗟汝蠢蠢漢家兒(차여준준한가아) 애닯구나 어리석고 어리석은 한나라 어린애들아
莫向遼東浪死家(막향요동랑사가) 요동으로 향하지 마라 개죽음이 부른다.
文武我先號桓熊(문무아선호환웅) 문무(文武)높은 우리 선조 환웅이라 부른다.
錦宣血胤英傑多(금선혈윤영걸다) 자손들은 뻗어 이어져서 영웅호걸도 많도다.
朱蒙太祖廣開土(주몽태조광개토) 주몽 태조 광개토님의 위세는
威振四海功莫加(위진사해공막가) 세상을 진동하고 그 공을 더할 수 없도다.
紐由一仁楊萬春(유유일인양만춘) 유유(紐由) 일인(一仁) 양만춘(楊萬春)은
爲他變色自靡蛙(위타변색자미와) 나라 위해 몸 바쳐 스스로 사라졌도다.

 

世界文明吾最古(세계문명오최고) 세계문명은 우리가 가장 오래이니
攘斥外寇保平和(양척외구보평화) 오랑캐 왜구 다 물리치고 평화를 보존했네.
劉徹楊廣李世民(유철양광이세민) 유철(한무제) 양광(수양제) 이세민(당태종)은,
望風潰走作酌過(망풍궤주작작과) 보기만 해도 무너져 망아지떼처럼 도망쳤도다.
永樂紀功碑千尺(영락기공비천척) 영락기공비는 천척이나 되니
萬旗一色太白峨(만기일색태백아) 만 가지 기가 한 색으로 태백은 드높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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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8/03/31 [16:57]  최종편집: ⓒ greatcorea.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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